기대수명과 평균수명, 건강수명은 많은 개념적 차이가 있다. 평균수명은 이미 사망한 사람의 생존기간 평균값이고, 기대수명은 평균수명을 토대로 현재 살아있는 사람이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 추측한 값이다.

반면, 건강수명은 기대수명, 평균수명과 개념 자체가  다르다. 건강수명은 생존기간 중 병원에 입원하거나 약물을 먹지 않고 건강하게 생존한 기간만을 더해 산출한다. 최근 '헬시에이징',  '건강백세'라고 하는 구호들은 모두 건강수명을 늘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사실 건강수명을 늘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인의 삶의 질도 중요하지만, 유례 없는 저출산과 맞물려 생산인구는 감소하고 부양가족이 늘어나 국가경제의 근간이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건강수명을 가장 위협하고 있는 것은 바로 '치매'다. 관절이나 척추 관련 질환은 치료법이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치매만큼은 가역적인 치료, 즉 원 상태로 돌릴 수 있는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질병에 비해 치매 환자는 생산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도, 부양에 엄청난 시간과 노동력이 투여되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셀 수 없이 많다. 이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면 첫째 노인성 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 둘째 혈관성 치매, 셋째 그 밖의 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일반인 수준에서는 치매에는 크게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있는 것으로 알아 두면 충분하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치매 전체의 80~90%이기 때문이다.

혈관성 치매는 중년부터 꾸준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더구나 혈관성 치매에 걸리더라도 초기에 발견하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고 호전되기도 한다. 그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는 뾰족한 예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각 제약회사와 병원 연구는 알츠하이머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치매 예방과 관련해 일부 식자들과 해외에서 예방법 중 하나로 떠오르는 것이 '트리고넬린(trigonelline)'이라는 성분이다.

트리고넬린은 많은 식물에 포함된 염기 화학물의 일종으로, 커피 원두에 가장 많이 포함된다. 뇌의 노화와 알츠하이머 형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커피의 약 25%의 쓴맛을 내는 성분인 트리고넬린은 어패류, 채소 등 약 15종의 식품에서만 검출되는데 커피의 트리고넬린 함량이 약 4배에서 10배 정도 압도적으로 많다.

해당 커피 제조사 관계자는 “트리고넬린 성분이 치매 예방에 효과 있다는 토야마 핫토리 교수의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지도를 받으면서 돗토리 대학 우라카미 교수와의 공동 연구에서 효과 데이터를 산출해, 돗토리 현의 산관학이 협력해 트리고넬린 성분과 항산화에 효과를 가지고 있는 폴리페놀 화합물인 클로로겐산이 많이 포함된 커피를 생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표면에 이물질이 달라붙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트리고넬린은 커피를 음용할 시 치아 표면에 박테리아가 붙지 못하게 하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온에 약하고, 원두를 볶는 로스팅을 할 때 그 대부분이 니코틴산으로 변화한다.

요즘 유행하는 다크 로스팅(원두를 많이 태워 맛을 진하게 만드는 방식)으로는 트리고넬린 섭취가 힘들다. 따라서 열로 인한 파괴가 적도록 적합한 기술을 적용한 커피를 마시기를 권한다.

한편, 기능성 블렌딩쌀에 대한 기사를 접하다보면, 쌀밥을 꼭꼭 씹어 먹는 것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얘기하고 싶다. 우선 씹는 활동, 즉 저작행위는 단순히 음식을 섭취하는 본능적인 활동이 아니라 고도화된 뇌 활동이며, 전신의 신경세포를 일깨우는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다.

쌀의 탄수화물이 각종 대사증후군의 원인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은 적정량을 넘어 많이 먹어서 생긴 문제이지 쌀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기능성 쌀이 속속 소개되는 것을 보면서, 쌀의 다양한 기능성에 주목하게 된다. 비만과 당뇨 예방 등 기능성에 더해 '꼭꼭 씹어먹어라'는 옛 조상들의 잔소리를 곱씹는다면 어떨까? 우리 농산물인 쌀로 밥을 해 먹는 자체가 치매 예방에 과정이라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지금보다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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