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콩 중심 식문화 정착과 소비 촉진 프로젝트② 강원도 원주시 구곡 초등학교

곡물 체험학교에서는 곡물(벼, 콩) 재배 키트 체험과 실습으로 쌀과 콩에 대한 인식 개선과 쌀, 콩 중심 식문화 정착과 소비 촉진을 유도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사)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는 곡물 체험학교의 주관 운영사로 우리 농업과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과 쌀, 콩 등 우리 식량작물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전국적인 확산을 꾀하고 있다.

원주시 구곡초등학교 전경
원주시 구곡초등학교 전경

[전업농신문=이태호 기자] “학교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의 자랑스러운 아이들입니다. 어린이들이 배움이라는 삶의 여행을 설렘과 즐거움 속에서 함께 나누는 사람, 서로 소통하며 공감하는 사람,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으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늘품로에 위치한 구곡 초등학교는 지난 2007년 개교 이래 올해 제16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총 33개 학급에 김준수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80여 명의 교직원은 배움과 존중이 가득한 즐거운 학교’라는 교육목표 아래 아이들이 미래의 꿈을 키워가도록 돕고 있다.

구곡 초등학교는 과학, 미술, 언어, 악기 캠프 운영 등의 취미활동을 비롯한 방과후 학교와 박물관 탐방과 같은 테마 학습 여행 운영 등 학생들의 다양한 현장 학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사업 주관 운영사인 생산자단체인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의 ‘곡물 체험학교’ 운영을 통해 초등학생들의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와 식량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협동심, 리더십 등 사회성과 함께 문제해결 능력 함양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기르게 하고 있다.

구곡초등학교 곡물 체험학교 벼 화분과 허수아비
구곡초등학교 곡물 체험학교 벼 화분과 허수아비

곡물 체험학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초등학교 때부터 쌀 중심의 체계적인 식습관 교육으로 우리 농업과 쌀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시작된 교육사업인 '쌀 맛 나는 학교' 사업을 쌀 위주에서 벗어나 쌀·밀·콩 등을 포함하는 ‘곡물 체험학교’로 확대·개편해 운영하고 있다.

학교 정문안 한쪽에 전시된 콩 화분(앞쪽)과 벼 화분.
학교 정문안 한쪽에 전시된 콩 화분(앞쪽)과 벼 화분.

우선 손쉽게 재배할 수 있도록 곡물(벼‧콩) 등 재배 키트를 구성해 학교에 공급하고 쌀과 콩에 대한 인식 개선은 물론 쌀, 콩 중심 식문화 정착과 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추진‧확산하고 있다. 현재 53개 학교, 학생 7529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교사와 학부모들의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

구곡초등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째 곡물 체험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 이곳 구곡초등학교에 발령받아 오게 된 김민선 영양교사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비교과 과목으로 진행하게 됐다.

어릴 때부터 바른 식습관 형성 매우 중요

인터뷰를 통해 어릴 때부터의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구곡초등학교 김민선 영양교사
인터뷰를 통해 어릴 때부터의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구곡초등학교 김민선 영양교사

김민선 교사는 이곳에 오기 전에는 오랫동안 입시를 준비하는 바쁜 고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쌀소비 식습관을 가르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김 교사는 “요즘은 식재료들이 풍부하다 보니 궁핍하지 않아 귀한 가치를 잘 모르고 쉽게 버리고 편중한 식습관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라며 “어릴 때부터 잘 가르쳐서 음식과 식량에 대한 가치를 바르게 알고 성인이 됐을 때 본인 건강에도 이롭게 하는 습관이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의 이전 ‘쌀 맛 나는 학교’ 시행부터 이 사업을 알게 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됐다는 김 교사는 지난해 곡물 체험학교로 확대‧개편되면서 벼‧콩 화분 재배 키트 신청과 함께 올해도 학생들에게 우리 식량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다. 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음식(식량)의 소중함, 바른 식습관, 우리 땅에서 나는 질 좋은 우리 곡식의 소비가 우리 체질에 맞겠다는 판단에서다.

또 담임을 맡지 않아 비 교과목 교사로 가르치다 보니 전국의 많은 영양 교사들이 올바른 급식지도가 용이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럼에도 김 교사는 쌀 맛 나는 학교와 곡물 체험학교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가면서 우리 쌀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현재의 환경에서 시간을 쪼개 정서 함양과 바른 식습관을 기르도록 지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벼‧콩 화분 재배를 해보니 아이들은 누가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모성애처럼 벼‧콩 화분을 애정을 갖고 아기 다루듯 정성 들여 키우기 시작했어요.“

김 교사는 2명씩 짝을 이뤄 벼 화분 하나씩 키우게 했더니 협동하고 서로 소통하며 배우는 즐거움의 과정이 급식에서도 이어져 아이들이 예전보다 너무 밥을 잘 먹는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민선 영양교사가 1학년 1반 학부모 공개수업에 참여해 영양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선 영양교사가 1학년 1반 학부모 공개수업에 참여해 영양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해서 아이들은 유치원 때와는 달리 스테인리스 식판의 규격화 된 급식을 처음 먹어보게 되는데, 1학년 때부터 벼와 콩을 키우면서 종자가 싹이 되어 나오고 곡식 열매를 맺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어떤 아이는 학급에서 학습 능력에서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식물을 기르면서 자신감이 커져 1년 뒤 자기표현 등 적극성과 사회성이 몰라보게 달라졌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곡식 키우기와 수확 체험을 통해 우리 농업과 농촌, 농부가 식량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와 땀이 들어가는지를 알게 되고 생각하는 사고와 협동심을 길러주어서 효과가 만점이었다고 한다.

그것은 머릿속으로 주입하는 이론 교육보다 아이들이 직접 과정을 체험하면서 식물과 교감하며 직접 느끼며 성취감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예쁜 콩 이름짓기로 30명 선발, 동기 부여

김민선 교사는 1학년까지 벼 화분 재배를, 2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콩 화분 재배를 진행하고 있다. 곡식 체험학교를 단순히 동아리 개념이 아닌 수업까지 끌고 와 아이들이 제대로 배운다고 생각하고 중요성을 깨우치길 바라고 있다.

올해 처음 콩 화분 재배를 해봤는데 처음엔 역시 생소해 어려웠다고 한다. 신청 후 화분 지원 30개를 받아 아이들에게 정성과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예쁜 콩 이름짓기’ 공모를 통해 30명을 선발해 화분 재배에 참여시켰다.

처음 재배하다 보니 잘 모르는 게 많아 새가 와서 먹을까 봐, 잘 열릴지 작황도 걱정 됐지만,컨설팅 받아 도움을 받아 가며 우여곡절 끝에 다 키워 콘테스트에도 출품했다. 특히 아이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시들어 죽었던 콩도 정성 들여 다시 물을 주고 살려내는 과정에서 일주일간 노심초사하며 농부의 마음을 헤아렸다고 한다.

앞으로는 더 잘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며 내년에도 또 도전할 것이라고 김 교사는 웃는다.

1학교1반 아이들과 윤남희 담임선생님(맨 왼쪽)이 함께 재배한 벼와 콩 화분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학교1반 아이들과 윤남희 담임선생님(맨 왼쪽)이 함께 재배한 벼와 콩 화분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재 아이들이 재배한 벼와 콩 화분들은 일부러 학교 정문 안 한편에 전시해 놓았다.

학부모들이나 교직원들도 오가며 지나가다 쳐다보며 호기심과 우리 곡식에 관한 관심과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일환이다. 다른 아이들도 관찰하며 함께 한다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참여했던 아이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주도적이고 역동적이며 자신감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현재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과 과자, 피자, 라면 등 쌀이나 곡식을 대체할 식품들이 많다. 그래서 김 교사는 항상 그 부분을 가장 고민하고 걱정했다고 한다.

빵은 쉽게 아무 때나 많은 양을 한 번에 먹을 수 있지만 쌀, 즉 우리 밥상의 식사라고 하는 개념은 지정된 시간에 정량을 쌀에 더해 콩과 같은 잡곡 등 고른 영양을 갖추어서 어릴 때부터 먹는 식습관을 가지면 성인이 돼서도 오래도록 건강한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리라 믿고 있다.

학교 선정·화분 재배 키트 지원시기 당겨야

김민선 교사는 곡물 체험학교 사업 추진과 관련해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매년 2월에 1년 교육과정을 여러 교사들과 교류를 통해 계획들이 세워지므로 학교 선정 등 사업정책 시행이 좀 빨리 이뤄지길 기대하고, 화분 재배 키트 지원도 지금보다 시기를 일찍 도착하길 원했다.

수업 연계 활동할 시간적 여유를 주어서 계획했던 데로 벼의 종자 씨앗 뿌리기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참여하고 보여주는 체험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완전한 교육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2023년 제16회 벼‧콩 화분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받은 구곡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김민선 영양교사가 함께 시상식 후 기념 촬영 하고 있다.
2023년 제16회 벼‧콩 화분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받은 구곡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 김민선 영양교사가 함께 시상식 후 기념 촬영 하고 있다.

김민선 교사의 이같은 우리 쌀과 곡식에 대한 관심과 열정적인 노력으로 지난해 구곡초등학교는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가 주최한 ‘제15회 벼‧콩 화분 재배 콘테스트’ 경연대회에서 벼 부문(초등부) 대상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달 23일 열린 제16회 2023 콘테스트 대회에서도 벼와 콩, UCC 부문 등 부문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 장려상을 고루 받아 그동안의 노력과 땀의 결실을 증명했다. [원주=김진섭·이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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