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2023년 논 콩 생산단지 재배기술 컨설팅 추진 성과 ①채움영농조합법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적정 생산 및 자급률 제고를 위해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식량자급률 향상과 쌀 수급 안정, 농업인의 안정적 소득을 위해 전략작물직불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논 타작물중 논콩을 주목하고 관련 예산을 크게 증액하고, 재배기술 향상에도 지원을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농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주관 아래 논콩 생산단지 재배기술 컨설팅을 추진하는 등 농업인의 재배기술 향상에 관심을 기울여 그 성과도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논콩 생산단지 재배기술 컨설팅의 결과, 20개 경영체의 논콩 수확량은 2021년 대비 4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논 콩 재배기술 컨설팅을 받은 우수 경영체를 찾아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과제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알아본다.

논콩을 범용 콤바인으로 수확하고 있는 채움영농조합 민경률 대표.
논콩을 범용 콤바인으로 수확하고 있는 채움영농조합 민경률 대표.

논콩 생산단지 재배기술 컨설팅 추진단 구성

식량작물 공동경영체인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는 컨설팅 전문기관인 미래농업전략연구원과 공동으로 '논콩 생산단지 재배기술 컨설팅 추진단'을 구성하고 농식품부에서 추진 중인 ‘2023년 논 콩 생산단지 재배 기술 컨설팅’을 지난해에 이어 올 3월부터 진행해 들녘경영체 농가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다.

논콩 컨설팅은 저조한 논콩 생산단지의 생산량을 증대시켜, 농가 수익을 제고시키고 주변 농가들의 논 콩 재배 의지와 의향 등을 반영해 쌀 적정 생산 조정과 함께 선순환 구조를 확립시키기 위해 논 콩 생산단지를 대상으로 한 전문 재배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콩 생산단지 재배 컨설팅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에서 일정 경력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가와 현장 전문가(선도농업인)를 투입해 토양, 종자, 파종, 생장기 및 수확 등 콩 재배의 모든 과정에 걸친 컨설팅과 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함에 따라 사업 참여 신청을 한 경영체를 대상으로 사업 지침에 따른 우선순위와 자체적으로 수립한 세부 기준(안)을 토대로 예비 경영체를 선발하고, 농식품부(농정원)와 협의 후 최종 20개소를 확정했다. 이에 경영체별로 책임컨설턴트와 현장 전문가를 배정하고, 4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매월 1회 이상 현장 컨설팅을 진행했다.

침수 극복 작황 호조 전환, 컨설팅 큰 힘

왼쪽부터 한은성 현장 컨설턴트가 민경률 채움영농조합법인 대표(가운데), 부인 박향미 씨(오른쪽)에게 수확기 논콩 생육상태에 관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은성 현장 컨설턴트가 민경률 채움영농조합법인 대표(가운데), 부인 박향미 씨(오른쪽)에게 수확기 논콩 생육상태에 관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 익산시 춘포면 삼포길에 위치한 채움영농조합은 한국들녘경영체전북연합회 소속으로 올해 익산지역에 침수피해가 컸음에도 이를 극복하고 11월 수확기 10a 기준 300kg 정도의 생산량을 보여 놀라움을 안겼다.

40대 초반 젊은 청년농인 채움영농조합법인 민경률 대표는 15년 전부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농활동 진행 중으로 현재 참여 농가 17명이 올해 60ha에서 논콩 재배를 시작했다. 민 대표 개인으로는 논콩 20ha, 일반 벼농사 9ha, 가루쌀 6ha 면적에 참여해 소득 다각화에 나섰다.

지난해 논콩 생산단지 운영상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컨설팅받은 채움영농조합에서는 익산시 춘포면 마을을 중심으로 재배단지 집단화를 형성했고 청년 5명 중심 운영으로 밀, 보리, 사료작물 중심의 이모작 재배단지를 구축했다. 채움영농조합에서는 올해 농식품부 전략작물직불금 시행 이후 논콩 이모작으로 농가에서 밀과 조사료를 각 50%씩 선택해 재배에 나섰다.

지난 7월 13일부터 17일까지 익산지역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500mm가량 역대급으로 많은 농경지를 침수시켜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이곳도 파종면적 60ha에서는 완전 침수가 60%, 반 침수가 30%, 골 물 고임이 10% 정도 피해를 보여 현장 컨설팅을 통해 8월 초 재파종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래농업전략연구원에서 관리 감독을 맡고 이곳 농가 컨설팅을 맡은 박홍규 담당 컨설턴트와 한은성 참여 현장 컨설턴트는 8월 재파종 재배포장 생육 관리에 역량을 모아 집중 컨설팅을 한 결과 긴 장마와 침수 피해에도 불구하고 일부 포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작황이 양호해 농가 경영체에서도 한시름 놓는 성과를 냈다.

채움영농조합 민경률 대표는 만약에 컨설팅받지 않았더라면 18필지(6ha)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무엇보다 침수된 후 주변인들의 시선이 더 크게 느껴져 힘들었다고 했다. 경영체 영농조합법인 대표로서 부정적인 여론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민경률 대표는 "올해 기후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들녘경영체중앙회와 미래농업전략연구원 컨설팅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품종 선택과 재배기술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침수 피해로 정신력이 무너졌을 때 이론을 재정립하게 하고 현장 컨설턴트(선도농업인)가 8월 재파종 경험·관리의 노하우를 전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종자 선택부터 토양검정까지 사전 준비 철저

한은성 컨설턴트가 잘 여문 선풍 콩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은성 컨설턴트가 잘 여문 선풍 콩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곳 현장 컨설팅에 나선 선도농업인 한은성 컨설턴트는 죽산콩영농조합 이사로 지난 2019년 농업인의 날 콩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철탑 산업훈장을 받은 자타공인 콩 분야 전문가(선도 농업인)이다.

현장 컨설팅을 맡은 그는 지난 5월 채움영농조합 논콩 생산단지 컨설팅 핵심과제로 △침수에 의한 습해 피해 최소화 △논콩 생산 우수단지 수상을 통한 생산단지 활성화 및 면적 확대 도모 △시비 처방서에 의한 복비 선택 및 석회고토 시용 △침수 상습지 전기 펌프에 의한 강제 배수시설 시범 운영 등을 들었다.

이 지역에서는 수리시설의 노후화로 대부분의 필지가 침수 위험지로 지적돼 강우 시 천변의 수위가 높아지면 역류 현상이 발생했고 배수로 정비 미흡으로 토사 침적과 잡초가 무성, 일부 복개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해당 농어촌공사 지역 지사에 배수시설 정비를 건의했다.

논콩 컨설팅 2인이 배정되면 1인은 이론을 컨설팅하고 1인은 현장 전문가로 경험과 노하우의 도움을 주게 된다.

한은성 컨설턴트는 “가장 어려운 점은 기후 조건이지만 주변 여건을 살피고, 토양환경과 이곳 지역 여건에 맞는 ‘내 몸에 맞춤’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첫해에는 조금 늦게 시작해 이 부분이 빠졌지만, 올해부터는 이 지역에 맞는 종자 선택에서부터 토양검정 등 계획적으로 준비해 진행했고 갑작스러운 침수 피해와 같은 돌발상황도 그간의 여러 경험을 토대로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침수피해 심한 곳도 생산 단수 200kg 예상

완전침수 후 조기 배수 포장 모습.
완전침수 후 조기 배수 포장 모습.
완전 침수 후 재포장 11월 수확기 모습.
완전 침수 후 재포장 11월 수확기 모습.
2023년 논콩 생산단지 재배기술 컨설팅 포장 표지 안내
2023년 논콩 생산단지 재배기술 컨설팅 포장 표지 안내

지난 11월 20일경 익산 채움영농조합 수확기 논콩 생산단지 현장에서는 작황이 양호한 논콩 수확이 한창이었다. 채움영농조합 민경률 대표는 올해 생산 단수는 침수피해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확량은 작황이 양호한 곳은 10a(300평)당 280kg, 평균 250kg, 피해가 심한 곳도 평균 200kg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침수 피해가 없었을 때는 평균 10a당 350kg도 나온다고 한다. 재배 품종은 대부분이 ‘선풍’ 품종이고, 쥐눈이콩이 4ha, ‘대찬’ 1필지(1000평) 정도로 비교 재배하고 있는데 재파종한 곳도 작황이 양호해 만족스럽다.

생육조사 
생육조사 

한은성 컨설턴트는 지난 8월 논콩 생산 재배단지 주요항목 생육 조사에 이어, 장마로 인한 논콩 재배단지 피해 상황 조사, 침수 피해 포장 관리, 재파종 및 병해충 방제 컨설팅을 진행했다.

침수된 논콩 포장 관리는 요소 1%와 나르겐, 유황합제(또는 살균제, 살충제)를 혼합 살포했고 1차 살포 후 요소 0.5~1%와 나르겐 2회 추가 엽면 시비를 진행했다. 또한 완전 침수로 생육 재생이 어려운 포장은 재파종 후 재해보험에 가입시켰다.

 

주변농가 안정적 논콩 생산 기반 구축도 총력

           민경률 대표가 하나 둘 구입한 각종 농기계가 구비돼 있다. 
           민경률 대표가 하나 둘 구입한 각종 농기계가 구비돼 있다. 

아울러 농식품부 주최 ‘국산 콩 우수 생산단지 선발대회’ 출전을 위한 포장 컨설팅으로 병해충 방제와 추비(NK복비) 시용으로 늦게까지 건강한 잎을 최대한 확보해 종실 비대율을 극대화하고 수량 증대 단지 운영으로 다수확 안정생산 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이 같은 체계적인 컨설팅과 그간의 노력이 더해져 지난 10일 농업의 날 행사에서 민 대표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민경률 대표는 앞으로 논콩 재배 확대를 통해 식량자급률과 쌀 적정 생산에 동참하고 선도 농업인으로 거듭나 지역사회에 기여할 뜻을 내비쳤다.

“올해 침수로 인한 피해의 두려움으로 주변에서 다들 농사를 포기하고 주저했었습니다. 자칫 지역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던 것을 한번 제대로 다시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들녘경영체 추진 재배 기술교육도 꾸준히 받고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농식품부 배수 개선 사업에도 신청해 지역농가의 안정적인 논콩 생산 기반 확대에 온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익산=김진섭·이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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