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농신문=김병수 기자] 한동안 의사들을 괴롭혔던 것은 소위 말하는 ‘메디칼 쇼핑족’들이다. 매스콤에서 무분별하게 쏟아내는 정보를 사전에 숙지하고, 이를 정설(定設)인양 전문가인 의사를 가르치듯이 또는 시험하듯이 질문하고, 알고 있는 것과 틀리면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는 식이다.

다행스럽게 이런 의료쇼핑족의 활동은 둔해졌지만, 거꾸로 건강에 너무나도 예민한 ‘건강염려증’ 환자들이 의사들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한 종양내과 전문의는 “환자를 상담하다 보면 자신의 진료기록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바인더를 들고 오는 환자가 종종 오는데 상당히 긴장한다”면서 “의사입장에서 큰 의미 없는 검사 데이터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수치가 조금만 변해도 막무가내로 설명을 해달라고 해서 난감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건강에 너무 무관심한 것도 문제지만 너무 예민한 것도 건강을 유지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건강에 예민한 것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신문이나 잡지, 또는 방송에서 소개되는 건강관련 증상들을 모두 자신의 증상으로 생각하고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장석원 전문의(내과/한국헬시에이징학회)는 “오히려 이 스트레스로 인해 진짜 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염려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옆에서 누가 무슨 이야기만 하면 그것이 다 자신에 해당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평소에 없던 증상이 생기면 극단적인 병의 증상으로 여기고 불안증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불안증은 계속 반복된다는 것. 장 전문의는 “건강에 대한 관심은 너무 소홀하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아야 한다”면서 “매스콤 등에 소개되는 증상의 소견은 대부분의 일반적 증상이며 개개인마다 적용하는데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면서 “특히 암과 같은 질병은 하루 아침에 발병되는 것이 아닌만큼 일정 간격을 두고 정기검진 등을 한다면 큰 걱정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금주와 금연, 운동 등 올바른 생활습관 유지가 건강염려보다 더 큰 건강에 잇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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