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왜 치유농업인가?_김경미 연구관(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전업농신문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함께 오는 4월 17일부터 <6차 산업의 첨병, ‘치유농업의 현재와 미래> 기획보도를 시작한다. 아직 태동단계라 할 수 있는 치유농업의 정확한 정의와 해외 사례, 그리고 국내 모범적 사례 등을 총 7회에 걸쳐 기획연재한다. 우리 농업의 새로운 소득창출과 더불어 국민건강에도 일조할 수 있는 6차산업의 첨병으로 발돋움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 주>

 

농업‧농촌이 실질적인 시장 지배력과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1차 농업생산에 2차 가공산업과 3차 서비스업(유통·관광)의 단순결합이 아니라 상호보완·유기적인 융-복합 6차산업화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정책으로도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농업‧농촌의 차별적 경쟁력 확보는 소비자의 이익 확대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1차 농업생산을 기반으로 하되, 2차·3차 산업이 상호 보완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지만, 구체적으로 지역 내에서 어떤 모습으로 실현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농업의 종합산업화, 특히 그린 투어리즘(농촌관광)-도시와 농촌교류 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유럽 선진국에서도 역시 농업의 유지와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일은 농업․농촌정책의 기본적인 고뇌일 수밖에 없다.

유럽 역시 농가의 조직들이 식품가격의 급락으로 농업의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취약계층을 돌보는 농장으로 탈바꿈하여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터이자 일터가 되기 시작하였으며, 취약계층의 재활 지원과 사회통합의 방책으로 추진되어오던 농업이 어린이 교육 등의 목적으로 그 활동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치유농업의 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한 편에서는 병원과 장애인 보호기관, 교회 등에서 보호하고 있는 사람들을 농업활동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다양한 치유효과와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효과를 보고하게 되었다.

이를 토대로 정신약리학과 심리요법과 같은 기존의 치료법보다는 원예 등 농업활동이 기대 이상의 치유효과를 보이는 사례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점차 제도화의 틀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농업활동 특히 원예활동에 포함되는 여러 가지의 작업들은 쉽게 동기부여나 자극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작업에 융통성을 발휘하고 신체의 다양한 부위를 활용하게 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나라마다 여건과 특성에 따라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나, 크게 사회 구성원으로 소속되어 일을 하고 장애를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재활과 고용, 사회통합의 목적과 건강 회복을 위한 치료적 목적, 그리고 아동과 청소년의 학습을 돕는 교육적 목적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등이 대표적인 나라로 꼽히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와 농림수산성이 협업을 통해 사회복지기관의 농지소유와 농업활동을 허용하고 농장에 장애인의 고용을 촉진하는 복지농원이 도농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을 치유농업(Green care/Care farming) 또는 사회적 농업(Social farming)으로 불리는데, 벨기에의 경우 전업농가가 일정기간 치유활동에 종사하는 경우 운영 일수에 따라 일정액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이는 치유농업의 출현 자체가 농업의 교육과 치유기능이라는 공익적 기능을 확장하는 것으로서 농가간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지역사회 복지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고 사회적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6차 산업화에서 고민하는 지역단위 주체들의 상호 연결망 구축과 서비스 산업화의 가능성을 치유농업이 제공하는 측면이 있으며 국내의 산업과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이슈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치유농업의 개념과 정의,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고 그 효과와 제도적 과제들을 짚어봄으로써 우리 농업‧농촌, 그리고 농가와 어떤 관련성이 있을지 앞으로 총 6회에 걸쳐서 전업농신문과 함께 짚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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